현장설명회에서는 지난해부터 가야리 유적의 북서편 곡간지(谷間地)에서 실시한 발굴조사의 성과가 공개됐다. 작년부터 진행한 발굴조사에서 토성의 내외부를 연결하는 배수 체계를 가야문화권 유적에서 처음으로 확인했으며, 성벽 축조 구조와 성 내부의 대지조성 과정도 새로 밝혀졌다. 이를 통해 내부의 배수 문제와 습하고 연약한 지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성벽과 배수체계를 조성한 아라가야인의 뛰어난 토목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.
성벽은 곡간지의 좁은 입구 부분을 막아 쌓았는데, 먼저 판축*기법으로 5미터(m)의 중심 토루*를 쌓고, 토루의 내외부에는 각각 12미터(m) 너비로 경사지게 흙을 켜켜이 다져 쌓아 내벽과 외벽을 조성해 성벽을 보강했다.
이를 모두 포함한 성벽 기저부의 너비는 29.5미터(m)이다. 또한 물이 모이는 곡간지의 지형을 평탄화하기 위해 부엽공법*을 이용했음을 확인했다.
* 판축(版築): 나무 기둥(永定柱)을 세우고 기둥과 기둥사이에 판재(夾板)를 이어 붙여 네모꼴의 구조틀을 만들어 그 안에 흙을 켜켜이 다져서 제방이나 성벽을 쌓는 고대의 토목기술
* 토루(土壘): 흙으로 쌓아 둔덕지게 만든 방어용 시설
* 부엽공법(敷葉工法) : 저습한 곳이나 연약지반에 제방, 성벽, 대지 성토 등의 토목공사를 할 때 배수, 필터, 토사 유실 방지 등을 위해 초본류·나뭇가지 등의 유기물을 기저부에 깔아 지반을 강화하는 고대 토목기술(현대의 토목공사에 사용하는 토목섬유와 같은 기능)
이와 함께 성 내부의 곡간지로 모이는 물을 성 밖으로 배수하기 위한 석축 배수시설이 성벽을 통과해 밖으로 이어지고 있는 양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. 배수시설은 너비 1~3.5미터(m), 잔존 길이 16.5미터(m)이며, 성 밖으로 나오면서 수로가 나팔 모양으로 벌어지게 만들었는데, 물이 흐르는 속도를 늦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. 이러한 토성의 배수 체계는 가야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사례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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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함안 가야리 유적’은 ‘함주지(咸州誌, 1587년)’와 ‘동국여지지(東國輿地志, 1656년)’ 등 조선시대 문헌자료에서 옛 나라의 터를 뜻하는 ‘고국유기’(古國遺基)로 기록돼 있으며, 최근의 지표·발굴조사를 통해 아라가야의 왕성으로 추정되고 있다. 이러한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9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된 바 있다.
조근제 함안군수는 “이번 발굴을 통해 아라가야의 중심지에서 우수한 토목기술이 확인되어 아라가야의 위상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”면서 “앞으로도 체계적인 연차 발굴을 추진하여 아라가야 왕성으로서의 가야리 유적이 진정한 역사적 가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”고 밝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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